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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탄천이 만든 가을 풍경… 성남 시민이 사랑하는 7km 힐링로드”
  • 김시창 기자
  • 등록 2025-11-09 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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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A뉴스=김시창 기자] 성남의 가을을 가장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에서 시작해 탄천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걷는 것을 추천한다. 오리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계절의 속도를 따라 풍경이 변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구미공원으로 이어지는 초입에서는 아침 조깅을 마친 사람들과 자전거로 스쳐 지나가는 시민들이 엷은 숨을 흘린다. 그 일상의 리듬이 탄천의 물소리와 겹치며 계절 특유의 고요를 만든다.

 

가을의 탄천은 길이 만드는 풍경이 유난히 아름답다. 오리교에서 돌마교까지 이어지는 단풍 라이딩길은 이름처럼 자전거를 타기 좋은 완만한 직선과 곡선이 교차한다. 왼편 언덕으로 펼쳐지는 단풍나무길은 10월 말부터 11월 중하순까지 색의 층을 더하며 깊어진다. 아침이면 물기 어린 공기가 붉은 잎사귀를 더 또렷하게 만들고 오후에는 낮게 눕는 햇살이 길게 드리운 그림자와 함께 풍경의 대비를 키운다. 같은 구간을 두 번 왕복할 때 햇빛 각도가 바뀌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산책을 하게 된다.

 

구미교 부근은 탄천의 경치 질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동막천이 본류에 합류하는 자리에서 낙생교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면 오른쪽으로 개나리, 왼쪽으로 철쭉이 번갈아 피는 봄길이 있다. 가을에는 이 길의 녹음이 한 톤씩 낮아지며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가 전면으로 떠오른다. 물억새 군락지는 이 계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접근이 어려울 수 있어 전용 산책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건조한 가을 오후의 물억새는 바람이 건드릴 때마다 은빛으로 뒤집혀 파도처럼 출렁인다. 길가에 멈춰 서서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충분히 만끽하게 된다.

 

금곡공원 구간에 들어서면 풍경은 한결 넉넉해진다. 불정교 아래에는 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테니스 연습장이 꾸준히 사람들을 부른다. 이곳의 가을은 활동과 휴식이 공존한다. 공원의 평평한 잔디 위에 앉아 강바람을 맞다 보, 탄천이 성남 도심 리듬을 조정하는 거대한 호흡기처럼 느껴진다.

 

정자역을 지나 수내교 일대로 접어들면 수내동 습지생태원이 탄천의 표정을 바꾼다. 수생식물과 민물고기가 어우러진 작은 생태 교실은 가을이면 물빛이 더 차분해지고 갈대와 수크령이 빛을 잡아 오래 붙들어 둔다.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걸으며 물속을 들여다보는 가족들의 모습이 흔하다. 바로 옆 황새울공원은 중앙공원이나 율동공원보다 한결 덜 붐벼 넓은 잔디광장에서 가을 볕을 느긋하게 누릴 수 있다. 분당천으로 이어지는 조깅 코스는 무릎에 무리가 덜 가도록 포장됐다. 덕분에 초보 러너도 안심하고 가을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다.

 

이매·야탑 구간은 다시 도시와 자연이 촘촘히 맞물리는 구간이다. 운중천과 합류하는 방아교 부근에서 서판교 방향으로 갈라지는 지류 산책길은 호젓한 정취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하탑교 아래의 게이트볼장, 곳곳에 마련된 반려견 놀이공간은 탄천이 세대와 취향을 가리지 않는 공유의 탄천임을 보여준다. 주말 오후 아이들이 반려견을 따라 웃음소리를 흘리며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도시의 피로를 잠시 잊게 된다.

 

특히 탄천을 가로지르는 야탑교, 사송교, 수내교, 양현교, 서현교, 돌마교, 미금교… 다리 이름만 따라 걸어도 한 편의 지도를 완성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탄천은 또 다른 풍경을 선물한다. 물 얕은 곳에는 모래톱이 드러나고 긴 산책로는 구불구불한 선으로 반짝인다. 정자교와 황새울보도교(백현보) 같은 보도교는 사진 찍기에도 좋다. 오후 네 시 무렵 햇빛이 서쪽으로 기울 때 보도교 난간에 기대어 강바람을 잠깐 맞아 보는 것을 추천하다.

 

탄천의 가을은 접근성이 만든 선물이라는 점도 포인트다. 오리역, 미금역, 정자역, 서현역, 야탑역 등 어떤 역에서 내려도 강과 금세 만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내리면 바로 둔치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자전거 도로는 경사가 완만해 초보 라이더도 부담이 없다.

 

도시가 바빠질수록 계절은 더 빠르게 흘러가지만 탄천은 다르다. 탄천은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풍경의 시간을 길게 늘이는 장소다. 가을의 성남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오늘 저녁이라도 탄천으로 나가 보자. 오리교에서 돌마교까지 혹은 양현교에서 사송교까지 어떤 구간이든 강은 당신의 속도에 맞춰 가을 풍경을 나눠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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